Dark Knight -스포일러 없음

다크나이트의 감상을 방해할만한 스포일러는 없습니다만(혹은 없다고 생각합니다만^^;), 전작인 배트맨 비긴즈의 스포일러는 있습니다. 혹시 비긴즈를 아직 보지 않으셨고, 다크나이트를 보기 전에 비긴즈를 보시려고 하는 분은 주의해주세요.





<배트맨 비긴즈>는 희망으로 가득찬 영화였습니다. 브루스 웨인의 부모를 살해한 악당에게 복수하기도 전에 그가 다른 악당에 의해 죽었음에도 브루스 웨인은 거기서 오는 공허함을 극복하고, 스승인 듀카드의 유혹을 거부하며, 고담시의 악당들에게 두려움을 주는 하나의 상징이자 고담시에 희망을 가져다주는 영웅인 '배트맨'으로 거듭납니다. 청렴하지만 고담시에서 어떤 희망도 찾지 못하며 동료들의 부패를 묵인하고 무기력하게 살아가던 형사 짐 고든이 마지막에 이르러 배트맨에게 "당신은 많은 것을 바꾸었다"고 말한 것은 배트맨 비긴즈를 한 줄로 요약한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짐 고든은 희망을 느끼면서도 불안감을 감추지 않습니다. 그는 배트맨에게 에스컬레이션을 이야기하죠. 우리가 케뷸라를 마련하면 적들은 갑옷을 관통하는 총알로 무장한다는 식의 에스컬레이션을 말입니다.

그리고 다크나이트는 바로 그 '에스컬레이션'에서 시작됩니다. 초법적인 존재로 얼굴 없는 영웅이 된 배트맨과 타협을 모르는 정의로운 '백기사' 하비덴트, 어느 정도 현실을 받아들이면서도 범죄자들과 싸우는 짐 고든은 미묘한 불협화음에도 불구하고 성공적인 결과를 보여줍니다. 그러나 여기에 배트맨이 불러온 '에스컬레이션' 그 자체라 할 수 있는 조커가 등장하면서 이야기는 걷잡을 수 없게 됩니다. 조커의 에스컬레이션은 '케뷸라를 마련한 정의의 편을 죽이기 위한 관통하는 총알' 이상입니다. 조커에서 시작된 에스컬레이션은 이러한 류의 장르 영화가 보여줘왔던 것, 보여줘야한다고 생각했던 것, 지켜져야 한다고 생각했던 불문율을 무자비하게 파괴해버립니다. 팀 버튼의 배트맨과 잭 니콜슨의 조커는 여기에 비하면 크리스마스 가족용 영화라고 생각할 수 있을 정도에요.

영화는 너무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놀란 감독은 참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은 것 같았어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전혀 난잡하지 않습니다. 에스컬레이션으로 시작된 커다란 줄기는 끝까지 꼬이지 않고 뻗어나가며, 여러 이야기들이 거기에 자연스럽게 뒤섞입니다. 그래서 정작 영화를 볼 때에는 영화가 담고 있는 많은 이야기에 대해서 생각할 겨를조차 없어요. 물론 이건 뛰어난 영화의 작품성 뿐만 아니라, 배우들의 열연이 있었기에 가능했을 겁니다. 여기저기서 찬사가 터져나오는 히스 레져 뿐만 아니라 크리스찬 베일이나 아론 에크하트 등 모든 배우들이 거의 완벽하게 자신의 역할을 소화해냅니다.

그 결과물은 헐리우드 블록버스터 사상 최고의 걸작입니다. 단언컨데, 여름용 블록버스터 영화 중에 이만한 영화는 없었고 앞으로도 나오기 힘들겁니다(잭 니콜슨의 조커, 팀 버튼의 배트맨을 초월한 조커와 배트맨을 본 이상 절대 없다고는 못하겠어요). 놀란 감독이 3편의 감독을 할 것인지 아직도 결정하지 못하고 있는게 이해가 가요. 이건 정말 누군가 말했듯이 '마스터피스'거든요.



덧. 아마도 3시간짜리 영화를 2시간 30분으로 편집했기 때문이겠지만 일부 사전 정보가 없다면 뜬금없어 보이는 장면이 있습니다. 물론 영화를 보는 중엔 그런 '뜬금없음'을 느낄 여유조차 없을 가능성이 큽니다-_- 하여튼 아래 내용은 그러한 뜬금없음을 설명해줄 만한 이야기입니다. 그리 중요한 건 아니에요.

1. <배트맨 비긴즈>를 본 분이라면 상관없습니다만, <다크나이트>에서는 짐 고든이 정의롭지만 현실을 받아들이는 선에서 타협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습니다. 비긴즈에서 고든은 심지어 파트너도 부패 경찰이지만 이들을 묵인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2. <다크나이트>의 바이럴 마케팅 중에 짐 고든과 하비 덴트의 마찰을 간접적으로 다룬 부분이 있었습니다. 하비 덴트가 내사과에 있던 당시 부패 경찰들을 검거했고, 여기에 짐 고든의 동료 몇 명이 잡혀들어갔다는 이야기입니다. 영화에서 이 부분에 대한 설명이 전혀 없기 때문에 덴트와 고든이 초반부터 보여주는 불협화음은 좀 뜬금없어보입니다.

by Soundwave | 2008/08/06 10:03 | 트랙백 | 덧글(2)

빠의 세계는 광대하다

by Soundwave | 2007/07/31 13:23 | 기타 | 트랙백 | 덧글(3)

트랜스포머



트랜스포머를 봤습니다.
어린 시절에 원작의 극장판을 매우 재밌게 봤기 때문에 기대를 하면서도, 과연 변신로봇물이라는 장르가 영화로 얼마나 잘 구현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도 있었습니다.


스포일러는 거의 없지만...

by Soundwave | 2007/07/04 12:30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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